<Book 생각> 가장 현실적이고 한국적인 '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너무 진지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 이야기에는 진심으로 힘내라는 위로도 있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고장 난 라디오처럼 계속 반복되는 잔소리도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나도 이렇게 힘들고 나약하다는 고백도 있을 것이고, 우리 함께 자래 보자는 다짐도 있을 것이다. 결국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모아 보니 아무 말 대잔치가 되었다. 하지만 뼈를 빼지는 않았다.

 

나의 가치관은 '나누는 삶'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생략된 부분이 있었다. 바로 (일단 내가 풍족한 후)'나누는 삶'이다. 내가 풍족하려면 얼마나 돈을 벌어야 할지 또 얼마나 실력이 있어야 할지는 미지수였지만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면 많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의 저자인 신영준 박사님과 고영성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유튜브를 통해 '실력이 없으면 아무짝에 쓸모없다는 말'이 내 머리를 한 대 치고 갔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과 함께 저분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궁금했고 두 분을 닮고 싶고 더 알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일취월장」, 「완벽한 공부법」과 같은 방법론을 다룬 책 보다 먼저 그분들의 삶과 생각을 담은 이 책을 먼저 보게 되었다.

 

< 30대가 된다고 하니 마냥 서글프다 >

20대는 꿈을 이루는 시기가 아니라 개인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기본기를 축적하는 시간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20대에 목표를 성취해야 한다고 착각하고 그 수확으로 평생을 살아간다고 단단히 오해한다.

20대 '미생'으로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압박과 두려움은 대부분 실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열심히 '제대로' 공부한다면 어떤 스펙보다 값진 실력을 만들 수 있다.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능력이 필수적이다. 자기 분야의 책을 읽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쓰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이것들이 한 번에 잘할 수 없다. 꾸준히 인내심을 가지고 해야 한다. 가능성은 열려있다. 나이를 먹는 것에 슬퍼할 수는 있어도 항상 깨어있는 것이 중요하다.

 

반성

: 사실 이 글을 읽고 나서 오히려 개운해진 느낌이었다. 학벌에 스트레스받고 스펙을 얻지 못해 안달 나던 내가 생각나서 부끄러웠다. 인턴을 하고 공모전을 하면서도 막연히 두려움을 느꼈던 이유는 바로 실력을 제대로 쌓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직 남은 시간에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막막함이 온다. 하지만 '완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일 못하는 사람의 6가지 특징 >

1. 디테일이 왜 중요한지 모른다.
2. 학습 능력이 없다.
3. 운을 실력으로 착각한다.
4. 변화를 두려워한다.
5. 질이 양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다.

학습 능력이 없으면 업무 파악이 늦어져서 성과를 낼 수가 없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학습에 실패하면 변화를 두려워한다. 변화를 두려워하면 시도가 줄게 되고 자연스럽게 질이 양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실패에서 오는 노하우가 적으니 디테일이 모자라고 그렇게 낸 성과는 반감된다. 운이 좋게 성공하면 그것을 실력으로 착각한다. 운이라는 요소를 생각하지 않으니 오만에 빠지게 되고 당연히 피드백을 구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실패하는 사람의 케이스를 일이관지로 꿰어내 보았다. 적어보니 내가 스타트 업했을 때가 생각난다....

 

반성

: 나는 전형적으로 디테일이 부족한 사람이다. 표를 잘 못 사서 고생한 적도 꽤 많았고 잃어버린 물건도 너무 많다. 이런 성격 탓에 항상 손해보고 살았지만 사람은 불변한다는 것이라 위로하며 내 습관이나 태도를 바꿀 생각을 안 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것은 결국 신뢰의 문제이다. 말 한마디로도 결과가 달라지는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오죽할까? 습관을 만드는 것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Detail-orient의 태도와 습관을 들이자.

 

< 미안하지만 불가능합니다 >

핵심은 지금 문제를 어떻게 '바로' 해결할 수 있는지 답을 얻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런 방법은 없다. 지금 처한 대부분의 문제는 방금 전에 무언가를 잘못해서 발생한 상황이 아니다. 과거에 잘못된 선택과 실행이 누적되어 발현된 결과물이다.

경쟁은 매우 복잡한 일이다. 그래서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하게 집어줄 수 없다. 이 피로한 일에서 빨리 벗어나려는 마음은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줄 답은 거의 없다. 지금 생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과거의 과오를 되짚고 반성하고 지금 바로 잡아야 한다. 이것은 분명 시간이 들고 심리적으로도 매우 고된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하지 않으면 결국 똑같이 잘못을 반복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문제를 보는 관점을 바꾸고 본질에 집중하자. 그리고 꾸준히 실천해보자 결국 모두 시간문제일 뿐이다.

 

반성

: 학벌에 대한 스트레스와 경쟁에 대한 피로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즉 탈조선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독일에서 인턴에도 도전해보았고 지금은 미국에서 인턴을 하면서 일을 배우고 있지만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 다들 전쟁터에서 살고 있었다. 예전엔 마치 외국만 나가면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모두 풀릴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곳도 시스템의 모순과 부조리,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잘 풀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결국 실력이다. 키를 다시 잡고 움직일 이유를 또 얻었으니 이제 노를 저을 차례이다.

 

< 부모가 된다는 것 >

대부분 내 힘으로 온전하게 이뤄 냈다고 믿었는데, 막상 아이를 키워보니 내 인생의 뿌리에는 부모님 있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부모가 되면서 작가님이 느끼는 감정들이 매우 잘 나타나 있다. 마냥 귀여운 아이가 성장하면서 느끼는 아쉬움과 앞으로 살면서 겪을 고통을 걱정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 겪을 사회의 문제 해결하기 위한 다짐이 있다. 아이와 함께하며 얻게 된 부모에 대한 감사함과 깨달음이 삶을 더 깊게 만들어 준다.

 

반성

: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는 한 번도 꼭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결혼생활의 이면들을 꽤 많이 보았기 때문일까? 무엇보다 좋은 아버지가 될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굳이 아이가 아니더라도 삶에 의미 있는 일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챕터를 읽고 있으면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과 부모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잘 적혀있다.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삶의 깊이가 달라진다는 말에 쉽게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의미 있는 삶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이 말 그대로 아무 말 대잔치여서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매우 '한국적인' 에세이라는 것이다. 한국적인 고민과 그것을 대답하며 얻은 깨달음이 잘 적혀있다. 발췌한 챕터는 나에게 울림을 준 것들만 적어 놓고 나의 생각을 달아놓았다. 20~50대까지 누구든 여기에 걸려서 한 챕터를 수십 번을 읽게 될 것이다. 여러분들도 이 책에 아무 말이나 골라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