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생각> 읽고 쓰고 느끼자 '표현의 기술'
저는 유시민 작가님을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저는 글을 평소에 가까이 하지 않아서 쉽게 읽히는 문어체의 글을 좋아하는데 그런 점에서 작가님의 책은 너무 쉽게 넘어가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단어도 없고 복잡한 문맥도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있다면 설명까지 해주고 친절하게 문맥도 잡아줍니다. 그렇기에 마치 이 책은 유시민 작가와 대화를 하는 느낌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와 대화해본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정말 유시민 작가와 1시간 정도 대화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말하고자 하는 담론은 그렇게 가볍지 않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작가의 고단한 세월의 고민들이 녹아있습니다. 또한 좋은 글을 쓰기위해 노력하는 '기술'부터 그 글을 비난과 비판으로 자유로워지는 '노하우'까지 담아있어서 개인적으로 이 책은 '표현'의 A-Z 까지를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크게 글을 쓰기 전과 쓸 때, 그리고 글을 쓰고 난 후의 피드백까지 모든 과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목차를 순서대로 가볍게 훑어내려가 보겠습니다.
<왜 쓰는가?>
"제 글쓰기의 목적은 언제나 '여론 형성'이었습니다. 내 생각과 감정을 남들이 이해하고 공감해 주기를,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무엇인가 옳은 일을 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글을 썼다는 뜻입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책의 시작인 '왜 쓰는가?'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글쓰기와 타인의 공감을 일으키기 위해 쓰는 글쓰기에 대한 유작가님의 생각이 드러납니다. 지금의 생각을 담담히 써놓고 계시지만 글을 쓰는 작가와 정치인었던 과거 사이에서 많은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또한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정치와 예술사이를 넘나들었던 인물, '조지오웰'의 생애를 비추어 작가님을 굳이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드러내는 탁월한 비유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치적인 글쓰기와 예술적인 글쓰기는 결국 모두 자신을 표현하는거고 기왕이면 돈도 벌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준다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하는 작가님의 솔직함이 잘 드러납니다.
<악플을 어찌할꼬>
"악플 때문에 화를 내거나 속상해 하거나 우울해 하는 것은 '악플러'가 쏜 화살을 주워서 스스로 자기 심장에 꽂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악플러가 쏜 화살은 땅바닥에 굴러다니며 사람들 발에 차이도록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악플에대한 부분은 전 정치인으로서 겪어낸 노하우와 그에대한 생각이 드러납니다. 발췌한 부분은 작가님의 감정적인 대처를 잘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온라인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에 악플도 만연하게 됩니다. 이것이 겁이나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이미 쓰고 있는 사람에게는 대처할 수 있는 노하우를 줍니다.
<감정이입? 어쩌란 말인가>
"지식을 배우는 데 집착하지 말고 몰입의 순간을 즐기는 데 집중한다면 굳이 빠르게 많이 읽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몇 권을 읽든, 마음을 열고 책 속으로 들어가 글쓴이가 전해 주는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독서와 공부에 대한 강박을 깨워주는 대목입니다. 독서 그자체로 즐기지 못하고 텍스트를 느끼지 못한다면 당연히 그런 글을 쓰기 힘들겠죠. 감정이입을 잘하는 사람은 그만큼 그런 글을 잘쓰기 마련입니다. 감정이입을 생각해보지 못하신 분들도 꽤 있지 않을까요? 책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만 쓰시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생각해봐야할 부분입니다. 여러분은 책을 즐기고 있습니까?
<비평은 누가 비평하지?>
1) 무엇에 관한 글인지 주제가 분명하다.
2) 필요한 정보를 적절한 논리적 맥락으로 말이 되게 엮었다.
3) 주제와 무관한 것을 끌어들이거나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했다.
4) 꼭 맞는 단어와 표현, 자연스럽고 쉬운 문장으로 주장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본격적으로 글을 쓸 때 참고할만한 꿀팁들이 쏟아지는 구간입니다. 서평에 관한 내용도 있었으나 좀 더 전체적인 맥락에서 도움이 될만한 비평의 원칙을 발췌했습니다. 사실 중간에 비평을 쓴 사례로 실명도 많이 거론되고 작가님이 직접 비평을 비평하는 글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정말 용기가 있으시다 생각했습니다. 논리적인 글쓰기를 위해 지켜야할 원칙과 타인을 공감시키기 위해 써야할 원칙도 같이 담겨있어 실질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실거라 생각됩니다.
<마음이 중요하다>
"생활 글쓰기의 열쇠는 문장 기술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만약 자신이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에 대해서 자부심과 확신이 없다면 글 쓰는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중략) 우리는 보통 문장 쓰는 기술을 고민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마음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지요."
카카오톡에서 간단한 안내문까지 인터넷으로 전해지니 글을 쓰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처럼 글을 쓰고 싶은 것만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렵고 번거로운 수고를 부탁하는 글과 업무적인 글을 써야하는 사람들도 많겠죠. 생활 속에서 글쓰기를 할때 좋은 예시와 마음가짐, 보고서와 회의록 등 전문적인 소양이 필요한 글쓰기의 기술을 소개합니다. 저는 마음에 관한 대목이 정말 마음에 들어 발췌했습니다. 어쩌면 좋은 글을 쓰는 것만큼 마음을 다스리는 일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좋은 글을 쓰는 것은 의식적인 노력들이 꾸준히 필요합니다. 유시민 작가님은 노력을 위한 방법과 마음가짐을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글을 써보는 것을 한 번 쯤 생각해보신다면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면서 마무리해봅니다.